2종 소형 면허 취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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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다녀와서 오토바이 한대를 다시 장만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봄이 지날때 까지는 대림의 '로드윈'이라는 모델을 탔습니다.
국산이지만 대림에서 개발한 vf엔진을 사골급으로 우려내어서 내구성은 정말 인정이었습니다.
모토캠핑도 다녀보고, 같이 바다도 보고... 정이 많이들었던 친구 였습니다.
여행을 가기 위해 팔았었고, 사고도 나봤기에 다신 타지 않겠노라! 다짐 했지만
제 몸 속 깊숙히 끓어오르는 라이더의 피를 그냥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이동수단이 있다 없으니까 무척이나 불편했습니다.)
그리하여 한대 다시 들여오기로 합니다!
맘 같아서는 디자인이 제 취향인 로드윈을 다시 들여오고 싶었지만
이제는 멀쩡한 매물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다들 연습용으로 샀다가 던지기 때문)
그래서 정해진 예산 안에서 알아보던 중
혼다의 cbr125 라는 모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당근마켓에서 매물을 찾았고, 한번 타보고 이거다 싶어 바로 데려왔습니다.
지금은 단종이지만, 부품이야 국내에선 아직도 수급이 원할하여 수리도 쉽고,
무엇보다 저렴한 유지비와
로드윈을 탔을 때 느꼈던 안마기 수준의 진동은 하나 없이
이 정숙함... 바로 뿅갔습니다.
이 녀석을 데려와서 참 잘 타고 다녔지만,
장거리를 한번 다녀오니 (광주 - 진도, 왕복 250km) 기변 욕구가 아주 강하게 찾아왔습니다.
오토바이로 국도를 타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속도 70~80 사이로 낭낭하니 다니시는걸 좋아해서 크게 문제는 없었지만
덤프나 큰 차들을 만나면 추월하지 못하는 제 모습에 그 날 바로
쿼터급 바이크들을 찾아봤습니다.
쿼터급에 대명사 r3, mt03 등 좋은 매물도 많지만,
보험료 상승 이슈로 인해 250cc 이하로 찾아봅니다...
당근을 보다보니
이번에도 당근에 정말 좋은 매물이 있었고,
고민 없이 한번 시승 후 데려옵니다.
cbr250r ABS라는 모델입니다.
연식은 오래됐지만, 연식에 비해 키로수가 매우 적었고,
무엇보다 주인이 한번 밖에 바뀌지 않은 아주 A급 차량이었습니다.
근데 이 차를 타려면 면허가 필요합니다.
125cc 까지야 1종 보통으로도 탈 수 있었지만
125cc 초과부터는 2종 소형이라는 면허를 필요로 합니다.
광주에 몇 군데 학원이 있었고, 2종 소형 가격을 알아보니 대부분 40만원~ 이었습니다.
극한의 가성비충인 저로써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독학 하기로 마음을 먹고 그날부터 유튜브를 열심히 봅니다.
2종 소형은 총 4가지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굴절
2. s자 곡선
3. 진로전환 ( 꼬깔콘 와리가리)
4. 좁은길
순서는 시험장 마다 다를 수 있으니 꼭 시험 전 해당 시험장의 도면을 숙지하고 가시길 바랍니다.
오토바이를 한번이라도 몰아봤다 하면
저 2~4번의 코스들은 아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마의 굴절코스입니다.
당장 유튜브에 '2종 소형 시험 공략' 이라고만 검색해도
100이면 99의 영상들이 이 굴절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다들 좋은 영상들이었지만 너무 각각이 말하는게 조금씩 다르고
영상들만 보다가는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 지는 느낌이라,
차라리 탈락 원인들을 보고 그걸 하지 말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2종소형을 딸 때 도움이 되었던 팁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한번은 버리자는 마인드
2종 소형은 90점을 넘기면 합격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인 즉, 한번 정도는 탈선, 발터치가 허용된다는 말입니다.
굴절에서 너무 쫄지마시고, 한번은 보내준다는 마인드로 편하게 코스 진입하시면
마음에 여유가 생겨 오히려 잘 됩니다.
긴장..긴장을 푸세요!!
몸이 굳으면 될 것도 안됩니다.
2. 바퀴를 쳐다보지 마세요.
대다수의 영상들이 굴절코스를 돌때의 요령을 많이들 말해줍니다.
일찍 꺽어라..몸을 이렇게 해라 반클러치 하지마라, 뭐 오히려 반클러치 써라..
등등
좋은 요령들 입니다!
다만 코너를 진입할 때 가장 기본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시선을 적극적으로 돌려야 합니다.
바퀴의 탈선을 걱정하지 마시고 시선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머얼리 보세요.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돌아질 겁니다.
3. S자 코스라고 생각하자.
굴절은 코스의 생김새만 보면 90도로 매우 각져있지만,
사실상 코스의 선을 없애고 바이크의 진행방향만 그려본다면, S자를 그리는 형태가 나옵니다.
커브에서 너무 급하게 꺽으려 하지말고 S자를 그린다고 생각하며
핸들과 시선, 몸을 스무스하게 조작하면
너무나 안정적으로 코스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4. 반클러치, 완클러치는 개인차이...
반클러치에, 스로틀로 조작해라 또는 클러치를 다 때고 진입해라..
조작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하고자 하는 것은 같습니다.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함입니다.
특히나 굴절에서 코스를 돌때 속도가 부족하거나, 힘아리 없이 진입하게 되면
바로 발터치입니다. 코스를 돌때는 어느정도의 속도와 힘이 있어줘야 오히려 잘 돌아집니다.
이건 저도 전문가가 아니기에 이렇게 하세요! 라고 말씀 드릴 순 없지만,
일단 저는 반클러치에 스로틀도 정말 약간씩만 조작했습니다.
아퀼라 300으로 시험을 봤는데,
바이크가 가볍다 보니 클러치만 살살 때줘도, 바이크가 경쾌하게 잘 나가줍니다.
그럼에도 불안하니 클러치는 아주 살짝 잡아주고 돌았습니다
(클러치방 미안해..)
명심하세요. 빠르면 탈선 될 염려가 높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오히려 속도가 충분해야 중심이 잘 잡힙니다.
다들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 많이 하시되,
제가 말씀드린 팁들을 생각하면서 한번 이미지 트레이닝 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한번도 연습하지 않았지만, 저 세가지 생각만 머리속에 집어넣고 가니
정말 여유롭게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이 생각들만 머릿속에 집어옇고 나주 운전면허 시험장으로 출발합니다!
나주 운전면허 시험장...진짜 위치 극악입니다ㅠㅠㅠ
차가 없으면 광주에서 가기가 매우 힘든 위치입니다.
저는 뚜벅이 였기에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160번 버스를 이용하였습니다.
160번 버스를 타고 쭉 가다영강동행정복지센터 정류장에서 하차 후
20분 정도 산 길을 걸어가면 나옵니다.
앗차차, 다들 가시기 전에 온라인으로 접수 하고 가세요.
미리 온라인접수를 하고 가시면 현장에서는 원서만 발부 받으면 되니 훨씬 간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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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운전면허 시험 온라인 접수 방법
https://www.safedriving.or.kr/main.do
안전운전 통합민원
이라고 구글에 검색하시면 사이트가 나옵니다.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운전면허시험' 클릭 -> '시험접수'
들어가셔서 본인인증 하시고 원하는 시험장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전 가장 가까운 나주로 예약했고, 당일날 가보니 시험 순번은 예약 순번인듯 했습니다.
나주는 화요일, 금요일이 2종 소형 시험인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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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160번 버스를 타고 내려서 산길을 걸어올라옵니다.
들어가서 원서를 발부 받고 나옵니다.
맨 왼편 1번 창구가 온라인 원서 접수 전용 창구입니다.
나주는 아퀼라 300으로 시험보네요, 미라쥬250보다 가볍고 작아서 다들 선호합니다.
뭐랄까..가까이서 보니 살짝 긴장이 됩니다.
떨어지면 이 먼길을 또 와야한다 생각하니, 무조건 한번에 합격하리라 굳은 다짐을 하게 됩니다.
저는 15번째 순서였고 제 앞에 14분 중 두분을 제외하고는
다들 정말 각기 다른 방법으로 다양하게 탈락합니다.
(직진 코스에서 탈락하시는 분은 제가 다 맘이 아팠습니다..ㅠㅠ)
기다리면서 이미지 트레이닝만 계속합니다.
드디어 제 차례가 왔을 땐 긴장은 안되고 합격만 해야지 생각 뿐이었습니다.
미리 클러치, 스로틀 다 조작해보고 시험 시작하세요.
감독관 분께서도 친절하셔서 절대 눈치 안줍니다.
저도 미리 반클러치 한 5번정도 해보고 시험 시작했습니다.
아주 운좋게 100점으로 합격하고,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정말 딴거 없이 제가 알려드린 것만 생각하면서 돌면 시험 합격 충분합니다.
이제 면허증만 신청해서 받으면 됩니다!
면허증을 발급하기 위해 번호표를 뽑았는데 대기인수가 237명...
전 2시간 좀 넘게 기다려서 겨우 발급 받았습니다.
(직원분들 화이팅입니다..)
이건 뭐 방법이 없드라구요. 그저 기다림의 연속
다른 분들 시험치시는거 구경하면서 기다리면 시간 후딱 갑니다.
면허도 생겼으니 앞으로 조심히 타고 다니겠습니다 ㅎㅎ
안라무복!
기회되면 바이크 관련 글도 하나씩 올려보겠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